<한국교회사28>캐나다의 조선선교사 파송의 개척자 윌리암 J.매켄지

 

28. 캐나다의 조선선교사 파송의 개척자 윌리암 J.매켄지

 

▲ 윌리엄 존 맥켄지

 캐나다에서의 조선선교는 매켄지(William J. Mckenzie 1861-1895)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선교사들의 글을 읽다가 조선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매켄지는 1891년 할리팍스 신학교를 졸업하였다. 아직 선교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땅, 이방인들을 위한 해외선교에 비전을 품게 되었다. 특히 “조선으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는 음성을 가슴에 품고 조선선교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그리고 캐나다 장로교 선교부를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의 해외 선교 즉 조선 선교에 대한 열정을 설명하였다. 당시 캐나다 선교부에서는 해외선교에 대한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그래서 해외선교에 대한 의욕은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조선선교는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매켄지는 조선선교에 대한 열정을 지울 수가 없어서 직접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하였다. 무지와 가난과 풍토병으로 죽어가며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미지의 땅 끝 나라 조선에 대해 알리며 자비량 선교비 모금운동을 펼쳤다. 친지들과 교우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선교자금을 모은 결과, 선교지에 가서 1년 정도 생활할 수 있는 기금을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캐나다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혈혈단신 복음의 불모지라고 알고 있던 조선 땅을 향해 출발하여 1893년 12월12일 제물포에 도착하였다.

 

 그는 서울의 선교사들과 교제하고 조선말을 배우며 선교지를 탐색하던 중, 황해도 장연의 소래(松川 솔내)를 자신의 사역지로 정하고 1894년 2월3일 소래에 도착하였다. 매켄지는 아직 조선말이 서툴었지만 그래도 조선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소래에 거주하면서 조선 사람과 같이 먹고 자며 한복을 입고 짚신을 신고 다니는 등, 우리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였다. 그렇게 현지인들과 동화되는 가운데, 한국 최초의 자생교회인 소래교회의 초대목사의 자부심을 갖고 복음전도에 힘을 쏟았다. 한번은 매켄지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언더우드가 찾아와서 격려를 하였다. 당신은 서양 사람이기 때문에 조선 사람과 똑같이 먹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통조림 등 서양음식을 보내주었다. 그러나 매켄지는 서양음식을 먹게 되면 더 이상 조선음식을 먹을 수가 없게 된다고 생각하면서 거절하였다.

 

▲ 소래교회의 출발 (1883.5.15최초 교인들이 모임)

 

 한편,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 매켄지도 동학군의 공격으로 두 번이나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동학군의 요새를 찾아가 오히려 부상으로 피투성이가 된 동학군들을 치료해 주는 등의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었다. 그 후로 동학군들은 매켄지가 있는 소래교회에 우호적인 자세를 갖게 되었다. 마침내 소래마을은 그 지역에서 동학군의 침략을 받지 않는 유일한 곳이 되었으며 소래교회의 신자라는 것은 신변안전을 위한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동학농민운동 여파로 마침내 소래교회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교회가 크게 부흥하면서 1895년 7월에 소래교회는 예배당을 새로 신축하고 헌당식을 하였다. 그리고 교회당을 개방하여 교육의 장으로, 또는 병원처럼 병실로도 사용하는 등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 1894년 증축된소래교회

 

매켄지는 조선 사람들과 똑같이 입는 것, 먹는 것, 자는 것을 함께 하면서 이, 벼룩, 빈대, 모기에 물려가면서도 전도활동에 힘썼다. 그러던 중, 매켄지는 무더운 여름 무서운 열병에 걸려 조선에서의 풍토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1895년 7월 23일 주일날 조선선교에 대한 열정과 헌신의 삶이 멈춰버리고 그의 짧은 34세의 생을 마감하였다. 매켄지는 죽기 전 소래교회 신자들에게 자신의 의복과 남은 돈 172달러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을 교회 부근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남긴 글에는 “나의 마음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평안하다. 예수님은 나의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나의 몸은 고통이 심해서 더 이상 글을 쓸 수가 없다. 그러나 죽음이 아니길 바란다. 그것은 조선을 위해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조선 사람들처럼 똑같이 살아서 그렇게 죽었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라고 적고 있었다.

그렇게 매켄지는 조선선교를 위해, 소래교회를 위해, 격무에 쫒기며 극심한 과로에 지치고 무리한 햇빛의 노출과 음식물로 인한 영양결핍 등, 풍토적 차이로 고생하다가 젊음을 불살라 이 땅에 뼈를 묻었다. 한국에 온 지 겨우 1년 반, 날짜로 치면 고작 559일만의 일이었다.

 

▲ 3번째증축된소래교회

 

 

▲ 용인,신대원캠퍼스의소래교회

이처럼 매켄지는 캐나다의 풍요한 삶을 뒤로하고 조선의 복음전파를 위해 이 땅에 와서 헌신적인 충성,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다가 희생의 제물이 되었다. 매켄지의 소식은 고국 캐나다에 전해졌다. 마침내 캐나다 장로교 선교부에서는 우리가 매켄지의 죽음을 방관했다고 슬퍼하면서 1898년 9월, 3명의 선교사를 파송하여 한국선교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 이후 184명의 캐나다 선교사들이 내한 하였다. 캐나다 선교부는 열정을 가지고 한국 선교초창기부터 특히 함경도와 북간도지역을 담당하며 복음을 전파하였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함 같이, 매켄지는 자기 생명을 사랑하기보다는 고통 받는 이들의 친구가 되고자 조선 선교에 헌신하고 희생되었으며 이 땅의 복음은 이렇게 이루어져 왔음을 볼 수 있다.

 

 

사진 -글 : 진흥홀투어,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 박경진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