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이 땅에 빛을 남긴 호주 선교사들과 창신대학교
창신대학 전경 최초 호주선교사 데이비스 호주 선교사 순직묘원
조셉 헨리 데이비스(Davies Joseph Henry, 1856-1890)는 1889년 10월 2일 호주에서 한국으로 파송된 최초의 선교사다.
서울에서 5개월간 머물며 한국말을 뱅ㄴ 그는 복음의 불모지였던 부산으로 향한다. 도보로 서울을 출발하여 20일만에 부산에 도착하므로 그는 호주 선교사로 경남에 발을 디딘 첫 선교사가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걸어서 강행군을 한 까닭에 쌓인 과로와 풍토병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에 온 지 6개월 만에 뜻을 펼치지도 못한 채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하지만 그의 희생적인 순교정신은 한국에 대한 호주선교회의 큰 관심을 촉발 시키게 되었다. 그의 순교는 1945년 해방되기까지 무려 126명의 호주 선교사들이 이 땅을 밟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호주 선교사들이 사역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캐나다 선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다. 서울 양화진과 광주 호남신학대학교 선교사 묘역 등은 잘 조성되어 있었지만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선교사들의 이름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창신대학교 강병도 총장은 수차례 호주를 방문하는 등 10여 년간 호주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좇아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결과로 2005년 10월 창신대학교 내에 '호주 선교사 순직 기념비'를 건립하였다. 이를 계기로 일제강점기 이전에 경남지역의 선교,의료,교육 등 분야에서 근대화에 힘쓰다가 풍토병 등으로 순직한 호주 선교사 8인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의 죽음을 순직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그들이 박해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로와 풍토병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적과 희생정신을 제대로 알리려면 선교사 묘원이 절실했다. 당시 8인의 호주 선교사들의 무덤은 부산에 있던 5기가 한국전쟁 때 모두 유실되었고, 나머지는 산청군 덕산교회에 2기, 마산 무학산 기슭에 맥피 선교사(마산 의신여학교 설립, 초대교장)의 무덤이 있는 등 사방에 방치 돼 있었다. 그러던 중 공동묘지 폐쇄 계획으로 맥피 선교사 무덤 앞에 "이장하지 않으면 법적처리를 하겠다."는 경고문까지 붙자, 강 총장이 다시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여기에 경남성시화운동본부 등 기독교단체의 협력과 신성용 마산공원묘원 이사장의 대지 2천평(시가40억) 기증 등의 노력이 보태져 마침내 한.호 선교 120주년이 되던 지난 2009년 9월 19일 마산공원묘워너 내 '호주 선교사 순직 묘원'이 조성되었다. 여기에 최초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를 비롯해서 윌리엄 앨런, 아이다 맥피, 윌리엄 테일러, 앨리스 고던 라이트, 거트루드 네피어, 앨라이사 애니 애덤슨, 사라 매케이 등 8인의 묘와 순직기념비가 세워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자는 별과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12:3)
이와 같은 성역화 사업에 창신대학교 강병도 총장이 열정을 쏟게 된 것은 창신대학교가 호주 선교사들이 세운 창신학교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1908년 순종 황제의 인가로 개교한 창신학교는 기독교선교와 신교육, 구국운동을 목적으로 호주 선교사 애덤슨목사와 마산 최초의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설립 되었다. 호주 선교사가 세운 6개 학교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창신학교를 인수한 강병도 총장은 1990년 창신고등학교,1991년 창신대학교로 발전시켜 창신학교의 설립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별세한 8인의 호주 선교사들은 호주 최고의 학부에서 공부한 엘리트들이었다. 그들은 호주에서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한국선교를 위해 1889년 처음 경남 지역에 들어와 복음 전도를 시작으로 교회와 학교, 병원을 세워 경남 지역 선교와 신교육, 의료에 힘썼다. 부산진교회, 수안교회, 문창교회, 일신기독병원, 창신학교 등은 모두 그들의 헌신적인 선교활동으로 맺어진 위대한 업적의 열매이다. 선교역사 120여 년이 지나면서 풍토병과 과로와 싸우며 고국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먼 나라 이 땅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생을 마감하였던 그들의 이 같은 헌신과 희생이 기록되고 보존되기보다는 점차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고 있었다는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한마디로 호주 선교사들은 삶의 보금자리를 버리고 "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따라 문명을 모른 채 어둠속에서 가난과 전염병으로 죽어가던 이땅의 백성들을 위해 복음을 들고 찾아온 고마운 이들이다.
그들은 아낌없이 목숨을 바쳐 숭고한 헌신과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룩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이땅에 그들의 뼈를 묻기까지 했다. 마침내 한국기독교성지순례지로 조성된 '호주 선교사 순직 묘원'을 찾아 순례하는 이들은 이 땅을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하다가 이곳에 잠든 호주 선교사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앞으로 이 땅에 잠든 호주 선교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의 뜻을 더욱 기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호주에 나가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한인교회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맺어진 한국과 호주 간의 특별한 선교사역과 문화교류관계가 보다 아름다운 사역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한국 교회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주소 : 경남 마산시 진동면 인곡리 72 마산공원묘원 내
-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 박경진 장로 (02-2230-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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