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72>한국감리교회 아버지 아펜젤러선교사, 순교기념관이야기
72. 한국감리교회 아버지 아펜젤러선교사, 순교기념관이야기
▲ 아펜젤러 선교사
가난과 무지, 전염병으로 둘러싸여 힘겨운 삶을 영위하던 이땅의 가난한 백성들의 친구로 찾아온 파란 눈의 27세 젊은 청년 아펜젤러, 그는 서양의 풍요로운 삶을 버리고 문명이 소외된 한국인을 문명의 빛 가운데로 이끌기 위해 고난을 자청해서 찾아온 최초선교사, 처음으로 복음을 전해준 사람이다. 그는 글을 가르쳐 의식을 깨우치려 정동에 배재학당을 설립했고, 한국 최초 감리교회인 정동제일교회를 세웠다. 그 뿐 아니라 성경을 번역하고, 출판활동을 통해 서양문화를 소개하여 의식개혁운동을 펼쳤으며 독립협회 운동을 지원하는 등 조선민족의 자주와 독립운동을 뒷받침하는 등 새 시대를 열기위해 헌신 하였다.
▲ 아펜젤러 선교사 순교기념관
피 끓는 20대 청년으로 왔던 그는 17년 동안 복음전도의 궁극적 목표인 영혼구원과 함께 현실적으로는 ‘한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힘쓰고 애썼다. 배재학당을 세워 조선 청년들에게 한글, 영어, 수학, 역사를 가르치며 무엇보다도 애국애족과 민주주의 의식을 일깨우는데 힘썼다. 그는 성경번역회의 참석을 위해 목포로 가는 일본상선 메이지마루호에 승선했는데 안개 속 깊은 밤에 같은 일본상선끼리 부딪쳐 1902년 6월 11일 조난당하므로 아까운 생을 마감하였다. 이때에도 살아남은 미국광산업자 보울비의 증언에 따르면 “아펜젤러가 배가 침몰하기 직전 선상에 올라와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 배 안으로 다시 내려가 그만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그는 동행 하던 정신여학교 학생과 조성규 조사를 찾으려고 배안으로 들어가서 남을 구하려다가 함께 목숨을 잃었다는 증언이다.
군산에서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새만금방조제 쪽으로 달리다보면 새섬이라 일컫는 내초도가 보인다. 그 마을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아펜젤러순교기념관이 서있다. 갈대공원을 끼고 들어오면 ‘한국을 자유와 빛으로! 아펜젤러’라는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 밑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복음을 들고 찾아온 아펜젤러 이곳에 묻히다.’ 고 씌워진 110여 년 전 군산 앞바다에서 희생된 아펜젤러의 기념비가 순례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가 희생된 현장에는 지금까지 그의 죽음을 알리는 안내판도, 그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도, 그의 생애를 조명하는 작은 공간조차도 없었다.
그러던 중 2007년 6월 11일 아펜젤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05년이 지나서야 그의 숭고한 삶을 기념하는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한국을 자유와 그리스도의 빛으로’ 덮고 싶었던 아펜젤러의 순수한 꿈이 105년 만에 기념교회로 다시 피어난 것은 은총이었다. 복음을 들고 찾아와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살다가 군산앞바다에서 희생된 아펜젤러선교사를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점점 잊혀져가던 이때,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는 그가 이 땅 위에서 행한 많은 수고와 땀, 그리고 이 땅 백성들에게 전하고자 하던 생명의 복음을 여러 모양으로 담아내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는 두 곳의 전시실을 개관하고 있다. 하나는 아펜젤러의 유물유품과 그와 연계된 자료들 12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아펜젤러기념관은 성경 및 교회사 자료들 그리고 1,000여점이 전시된 성경 교회 역사전시관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는 아펜젤러의 순교정신을 후대들에게 계승발전시켜야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면서 아펜젤러를 기념하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온 교회가 일심동체가 되어 기념사업을 충실히 전개해나가고 있다.
2010년에는 미국 덴버에 있는 아펜젤러 후손들의 대표를 만났다. 그들은 선조들을 기념하는 교회를 세우고 기념사업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침내 2010년 5월 그의 후손들이 군산기념관을 방문하고 해상성지에서 함께 감격적인 추모예배를 드렸다. 그 후에도 미국의 H.D 아펜젤러의 장인 W.A 노블선교사의 후손 캐롤린 노블여사를 비롯한 후손들이 아펜젤러기념관을 방문해 할아버지의 목사안수증서를 비롯한 다수의 유물을 기증해 주었다. 지금까지 7년여 동안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를 다녀간 순례자들의 수는 4만 여명에 이르는데 감리교회가 아닌 타 교단의 순례자가 절반이 넘는다고 기념교회 담임자 임춘희목사의 귀띔에 필자도 놀랬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매느니라.” 함 같이 그 씨앗에서 오늘날 이 땅에는 1,000만이 넘는 열매가 맺혀졌다.
▲ 아펜젤러 선교사 동상
주소 : 전북 군산시 내초안길 12,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
글 : 진흥투어(주)여행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 박경진장로(02-2230-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