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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53>110여년의 역사, 한옥예배당 강화 온수리교회

박경진 2016. 1. 6. 11:48

 

53. 110여년의 역사, 한옥예배당 강화 온수리교회

 

 

▲ 온수리교회 전경

우리나라에서 5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 정도에 그리고 서울로 통하는 한강 수구(水口)와 맞닿아 있어 국방상의 요지가 되었다. 1876년 강화도조약이 체결되어 민족수탈의 비극이 시작된 것만 보아도 이 지역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온수리’는 강화 최남단 길상면의 면소재지로 삼랑성과 전등사 등의 유적지와 길상초등학교, 강남중학교, 강남종합고등학교 등이 있어 강화 남부의 관광명소이자 교육의 중심지이다.

 

 1890년 고요한(Charles John Corfe) 주교가 한국에 성공회를 소개한 후, 영국인 왕란도(Leonard Ottley Warner) 신부가 1893년 7월부터 강화읍 갑곶이 에서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선교함으로써 강화도의 성공회 선교가 시작되었다. 그 후 1898년 온수리를 중심으로 강화 남부지역 선교가 시작되는데, 1897년 외과의사인 로스(A.F. Laws) 선교사가 온수리 난저골에 약국을 개설한 데 이어, 1898년 여러 선교사들의 도움을 얻어 가옥 한 채를 구입해 진료소와 기도처를 세우며 의료선교 사업에 헌신했다. 이러한 선교사들의 의료선교 활동에 고무된 온수리 주민들이 땅을 기증하고 성도들이 특별헌금을 모았으며, 뒷산에서 베어온 나무와 강화 흙으로 구운 기와를 사용하여 1906년 온수리교회가 완공되었다. 대한성공회 교회로는 강화읍교회에 이어 강화도에 두 번째로 세워진 온수리교회는 정면 9칸, 측면 3칸의 단아하고 아담한 일자형 전통한옥으로 당시의 건축양식이 잘 보존되어 1997년 인천광역시 문화재 자료15호로 지정되었다가, 2003년 11월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52호로 지정받았다. 현재는 본당 서쪽에 근래에 세운 서양식 성당이 있으며, 종루 동남쪽에는 ‘ㄷ’자형 기와집 구조의 사제관(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41호)이 자리하고 있다.

▲ 온수리교회 종루

 온수리교회는 의료선교 사업에 힘쓸 뿐만 아니라 강화도 내에 다른 교회의 설립과 복음 전파에 온 힘을 다했다. 초지교회, 넙성리교회, 삼흥리교회, 내리교회, 흥왕리교회 등이 바로 온수리교회를 통해 설립되었다. 또한 교육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1906년 설립된 진명학교는 강화지역에서 대한성공회가 실시한 교육사업 10개소 가운데 유일하게 길상공립보통학교(현재 길상초등학교)로 발전 개편되어 지금도 남아 있으며, 1908년에는 ‘성모마리아여학교’라는 야간여학교를 세워 소외된 여성들에게 한문, 지리, 산수, 재봉 등을 가르쳤다. 그리고 1928년부터 7년간 교회에서 신명유치원을 운영하여 총 8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기도 했다. 현재 신명유치원 건물은 기독교문화를 전하기 위한 갤러리와 교회 역사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여 개관하게 된다.

  온수리교회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다. 선교 초기, 성당에 매달아 주일이나 대축일을 알리는 데 사용했던 교회기는 을사보호조약과 한일합방으로 이 지역에서 조선의병과 일본군의 격전 시에 조선의병에게 여러 상황을 전달하는 신호로 사용되었다. 또한 3·1운동 당시 일제에 의해 체포된 강화지역 연루자 42명 중 온수리교회 신자가 2명(신태윤, 신태의)이나 포함되어 있었으며, 또 다른 신자 김여수는 1944년 2월 항일운동을 하던 보성전문학교 학생 안학순에게 학생반대 결의문을 발송한 혐의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다가 1945년 2월 25일 해방을 앞두고 22세의 젊은 나이에 옥사로 순교자가 되었다.

 

▲ 온수리교회 새성전

 

1981년 성공회 성가수녀원과 협력하여 이순덕 교우가 기증한 부동산에 성공회 최초의 양로원 ‘성 안나의 집’을 세웠으며 1996년 홍영선 신부가 부임하면서 온수리교회는 새 성전을 짓기 시작했다. 장로교단의 김갑수장로가 교회 건축을 위해 봉헌한 대지 2,016평 위에 2004년 새 성전을 완공하였고 옛 성전 역시 원형대로 복원을 하였다. 이뿐 아니라 2005년부터 희망터 공부방과 푸드마켓을 시작하여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어르신들을 섬겨왔으며 지역민들에게 교회를 개방하는 열린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강화도의 대한성공회 소속 교회들은 초기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졌다. 하지만 그것은 복음에 감동한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물질과 정성을 모아 건축하고 세운 교회였다. 교회는 외향적 성장보다는 지역민들과 함께하며 지역사회를 밝히는 촛불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공동체이다. 그러한 점에서 강화온수리교회처럼 한국교회가 5만 교회 1000만 성도라는 외형을 자랑하는 ‘모이는교회’를 넘어서서 앞으로는 초대교회 신앙회복으로 선교하고 봉사하는 ‘흩어지는교회’로서 작게는 각 지역에서 크게는 한국과 세계로 나아가서 하나님나라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 나가기를 머리 숙여 기도한다.

 

 - 주소: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505-3 성공회 강화 온수리교회

-글 :진흥홀리투어(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 박경진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