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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38> 감춰진 세계적인 보물 -<국제성서박물관>

박경진 2016. 1. 6. 10:38

 

38. 감춰진 세계적인 보물 -<국제성서박물관>

 

인천 주안감리교회에는 한국교회를 넘어 세계에 자랑할 만한 박물관이 있다. 바로 <국제성서박물관>이 그것이다. 이 박물관은 희귀한 성경들을 다수 소장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성서박물관으로, 미국 최대의 성서박물관으로 알려진 <유레카박물관>보다 5배나 많은 성경책을 보유한 국제성경전시장이다.

▲ 국제성서박물관(주안감리교회 內)

 

 <국제성서박물관>을 세운 고 한경수 감독님은 생전에 55년간 세계 90여 개국에서 총 7천여 점에 달하는 성경을 직접 수집하였다. 그는 1960년대 늦은 나이로 전도사가 되어 사역을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성경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깨닫고 서울·인천·강화 지역을 다니며 원로목사들로부터 영어, 일어, 한글 성경 등을 닥치는 대로 수집하여 모았다.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성경을 모아 그 귀한 가치를 공유하고, 또 후대에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다. 그러던 차에 그에게 하나의 기회가 찾아왔다.


 1990년 어느 날, 평생 성서와 성물을 수집해왔다는 미국의 웨이크필드 박사가 한국 신문에다가 자신의 소장품을 300만 달러에 팔겠다는 광고를 낸 것이다. 그는 56년간 전 세계 185개국을 여행하면서 1만여 점의 성경을 수집하였다. 한경수 감독님은 이를 보자마자 그해 6월 미국으로 직접 찾아가 자료를 눈으로 확인했는데, “오 하나님! 이것을 저에게 주십시오. 이것으로 주님의 큰일을 하게 해주십시오.”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300만 달러는 매우 큰돈이어서 쉽게 마련되지 않았다. 절망 가운데 포기하려던 찰나, 웨이크필드 박사는 “한경수 감독이야말로 자기가 찾고 있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키는 적격자”라고 판단하고, 평생 모아온 자신의 소장품 전부를 그에게 흔쾌히 기증했다.

 이렇게 모인 ‘1만 7,000여점의 성경’은 각기 다른 언어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시대에 기록된 인류의 보고 그 자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침내 주안감리교회는 1995년 창립70주년을 맞아 교회교육관을 신축하고 5층에 박물관의 규격에 맞도록 <국제성서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여기 전시되고 있는 희귀자료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1947년 쿰란동굴에서 발견된 기원전 1세기의 ‘사해사본 복사본 두루마리 성경’은 한경수 감독님이 미국성서공회에서 어렵게 구입한 것으로 ‘하박국서’와 ‘출애굽기’가 두루마리 째 전시되어 있는데, 길이가 9m40㎝나 된다. 그리고 최초 활자본으로 전 세계에 18권만이 남아 있다는 1456년판 라틴어 독일 구텐베르크 성경은 아시아에는 한 권밖에 없는 보물중의 보물이다.

 

또한, 창세기 첫 글자가 순금으로 제작된 《플러스 성경》(1488년), 에티오피아에서 구입한 450년대 《양가죽 성경》, 옛 소련의 레닌그라드 고서점에서 구입한 《알렉산더 성경》(1700년대), 철갑으로 싸인 《러시아성경》, 그 밖에도 한글 성경의 원본격인 《킹제임스성경》(1611년)을 비롯해, 예수께서 사용하던 시리아어로 쓰인 시리아신약성경 (1571년), 세계에 몇 권 남지 않은 《루터성경》(1521년), 우표만한 종이 1장에 신·구약을 모두 담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경》, 누가복음 20장 포도원의 비유를 ‘식초’로 오역한 《식초성경》(1717년) 등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희귀 성경들도 만나볼 수 있다.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와 존 매킨타이어가 서상륜의 도움으로 번역한 최초의 한글 성경인 1882년 판 《예수셩교젼셔》를 비롯하여, 《붓으로 쓴 성경》, 최근 《포켓용 성경책》까지 대부분의 성경들이 전시돼 있다. 또 조선기독교연맹 중앙위원회에서 발간한 《북한성경》과 56개 소수민족의 언어로 된 《중국성경》, 그리고 일본말로 처음 번역된 성경도 있다.

 박물관은 고전 희귀 성경, 최근 성경, 언어별 성경, 성경학자들이 번역한 성경, 로마 가톨릭 성경, 유명화가들의 그림 성경 등 10여개 코너로 분류하여 전시하고 있다. 또 두루마리 성경을 보호하는 데 사용한 항아리, 진흙에 히브리어로 하나님 말씀을 적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암송한 손바닥 크기의 성경, 예수시대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물주머니 등, 고 한경수감독이 성서를 수집하면서 함께 모은 세계 여러 나라의 토산품과 유물 1천여 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매년 국내외에서 약 2만 여명의 관람객이 <국제성서박물관>을 방문하고 있고, 지금도 세계 각지의 선교사들로부터 매월 2∼3권의 새로운 성경이 들어온다고 한다. 성경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독교인이거나 아니거나 서유럽 문화가 지배하는 현대인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경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번역되었으며, 또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 갔으며 이 땅에는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알아보는 일은 대단히 흥미로울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를 감춰진 보물, 진귀한 세계인의 보물이라 하고 싶다.

 

 

 

 

- 주소: 인천 남구 주안1동 193-3 주안감리교회 성서박물관


- 글 : 진흥홀리투어(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관장 박경진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