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연회장로회창립기념세미나 격려사

 

  

 

 

 

 

 

≪ 미주연회장로회창립기념 세미나격려사 ≫

   미주연회장로회가 창립기념세미나로 미주 각 지역에서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미주연회의 열악한 지역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임이 주선된 것은 참으로 미주연회장로회의 비전을 보면서 치하하고 존경하고 신뢰하며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1882년에 임오군란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생사의 위기에서 민비를 충주로 피신시켜, 구출하는데 이수정이라는 사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그 공로를 인정받아 고종황제의 배려로 일본신사유람단 박영효의 비수행원으로 일본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농학자 쓰다젠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쓰다젠은 이수정에게 신약성경을 선물로 주면서 ‘공자의 빛이 이 방안을 비추는 밝은 등불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예수는 온 세상을 비추는 태양과 같은 위대한 분’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이수정은 성경을 읽기시작 하였습니다. 마태복음을 읽으면서‘조선에서는 양반이 아니면 갖지 못하는 족보를 첫 머리에서 보니 예수는 우선 양반이로구나.’하면서 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읽어나가며 차츰 마음에 감동이 되어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883년 4월 29일 야쓰까와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조선 사람으로는 첫 번째 세례교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가 재일본 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한때 유학생 30여명이 모여 영어와 성경공부를 하면서 예수를 믿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는 점차 성경을 조선의 서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기위하여 일본의 루미스 선교사(일본주재 미국성서공회선교사)와 함께 성서번역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이수정은 조선 자기백성들을 위하여 1884년 7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미국으로 선교사파송 요청의 편지를 두 번이나 보내었습니다.

'미국인들이여! 미지의 땅, 암흑과 같이 문명의 뒤편에 있는 작은 나라 조선에 선교사를 보내주시오.’하면서 절규하는 이수정의 편지는 미국의 유명한 “더 미션어리 리뷰 오브 더 월드”선교잡지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미개한 조선에서 선교사요청의 편지가 왔다는 얘기가 기삿거리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은 미국 신학생들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따르기로 하고 앞을 다투어 조선선교사 지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최초 선교사지망생이던 테니스 의과대학 수석졸업생, 헤론을 비롯하여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턴 등 많은 젊은이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선교사들은 먼저 일본에 도착하여 머무는 동안 이수정에게서 조선의 문화와 풍속을 익히며 말을 배우기도 하였습니다. 사도바울이 아시아에서 계속 전도하고자 할 때 밤에 환상 가운데 마케도니아사람 하나가 손짓을 하며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는 것을 보고 다음날 바울이 마케도니아로 건너감으로 말미암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찬란한 기독교문화가 꽃피우게 됐던 것처럼, 미국에 선교사를 보내달라고 두 번씩이나 서신을 보냈던 이수정은 바로 조선의 마케도니아인 되었습니다. 그 이수정이야말로 한국기독교역사의 초석을 놓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입니다.

   그는 또 조선백성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중국성경에 한글로 토를 달아 현토 한한 신약성경을 번역한데 이어 마가복음을 최초로 한글로 번역하여 마침내 1885년 1월에 1000부를 발간하였습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수정이 번역한 한글성경 마가복음을 일본에서 머물던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가 1885년 4월 5일 조선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 한 아름씩 안고 들어왔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신학교 다니면서 이 대목의 강의를 들었지만 그렇게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에 와서 다시 생각할수록 너무 감동적이며 이 드라마틱한 이 사건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006년에 한국의 교회사가인 김수진 교수님을 필두로 신학대학 총장 등 저명인사들의 주선으로 “한국기독교선구자 이수정 기념비”와 “선구자 서상륜 기념비”를 총신대 신대원 캠퍼스 안에 건립한 한국최초교회인 소래교회 옆에 건립하였습니다. 한국기독교사에 빛나는 자랑스러운 두 분 선구자를 세상에 알리는 기회라고 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들 역시 아메리칸 드림을 넘어 월드비전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역사를 만들어가는 위대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126년 전 조선의 이수정이 조국을 떠나 일본에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조국의 근대화와 복음선교를 위하여 빛나는 업적을 남겼던 것처럼 여러분들께서도 조국을 위해 기도하고 열정적인 성원을 아낌없이 보내주시는 줄로 믿습니다. 최고의 지성과 인격을 겸비하신 장로회미주연회연합회 이창건 회장님을 비롯한 각 지방회장님들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뵙게 된 것을 저는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시골 촌놈입니다. 충청도 서산에서 나고 자란 전형적인 시골나무꾼이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10남매를 낳았는데 그 중 아홉 번째로 태어났으니 사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다가, 눈이 하나는 감긴 상태의 장애자로 태어났습니다. 우리부모님이 워낙 가난해서 제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눈을 하나만가지고 살았습니다. 남들은 눈이 둘인데 나는 눈이 하나니까 아이들이 막 놀려댑니다. 참 많은 놀림을 받았습니다. 한 달에 보름밖에 못 보는 놈, 뭐 외눈백이, 반쪽짜리, 50%인생은 좀 빠져라, 갖은 모욕과 놀림을 당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여러분, 어디 사람구실이나 제대로 했겠습니까. 그러다가 나이 열두 살 때 예수를 영접하였습니다.

   인생이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외롭고 고독했던 장애자인 내가 이제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내 속에 예수가 계셨습니다. 하나님이 내 편에 계신다고 생각하니 왕따 당하고 놀려대는 것도, 무시하고 괄시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저는 밤이고 낮이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청소년 시절에 겨울에도 얼음을 깨고 냉수목욕하고 새벽기도를 하였습니다. 찬물 뒤집어쓰고 앉아서 기도하려면 온 몸이 떨려서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열정적으로 기도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땀이 나도록 더워지곤 하였습니다. 한 시간 이상의 거리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를 다녔고, 금요일 저녁과 주일아침은 밥 먹으면 죄짓는 것으로 생각하고 금식하기를 철칙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꿈을 키웠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도 눈을 뜨게 해 주실 거라고 믿고 기도하면서 스무 살 까지 살았습니다.

   꿈꾸는 자 요셉을 형들이 이스마엘 상인들에게 종으로 팔았을 때 그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으나 여호와께서 함께하시니 요셉은 형통한 사람이 되어 마침내 애굽의 총리가 되었던 것처럼, 비록 눈은 하나밖에 없고 가난해서 학교공부도 계속할 수 없었던 저에게도 하나님은 함께 하신 줄로 믿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믿고 의지하며 꿈을 키워가는 자를 형통케 하십니다. 눈이 하나밖에 없었으나 길을 열어주셔서 두 눈을 갖게 하시고 남들과 똑같이 군대도 가게 하여 36개월의 군 생활을 통하여 사회경험도 쌓게 하셨습니다. 저는 워낙 부모유산이라고는 단돈10원도 받은 것이 없습니다. 혼자 힘으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다가 딸 하나 낳아놓은 채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제대 후에 맨주먹 쥐고 이불보따리 메고 무작정 상경하여 아이들 둘을 데리고 철거민촌 전도사님 댁 마루에 이불보따리 내려놓고 서울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두 주먹 쥐고 막노동판, 건축현장 잡부일 에서부터 리어커꾼, 거리노점상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죽을 고생 다하면서 살았습니다. 가난한 서울생활하면서 고생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고생한다고 다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부지런히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단 하루도 실업자라고 빈둥거리고 맥없이 앉아 놀아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남의 공사장에 가서 공짜 일을 해줄지언정 그냥 앉아서 놀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의 회사는 120여명의 사원이 1년에 500만부 이상의 달력을 생산하고 크리스천 팬시, 기독교용품을 제작하여 전국 500여 기독교백화점에 공급하며 도서출판 진흥, 아트갤러리, 그리고 기독교백화점에서만도 연간 3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전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1996년부터 매년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해외 입양아들을 2, 30명씩 초청하여 모국방문 행사를 2주간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갈등 속에 번민하는 그들을 위로하고 조국의 풍속과 문화와 역사를 일깨워주며 뿌리를 찾아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며 꿈과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 올해 12년째를 맞게 됩니다. 저는 페루의 후지모리 대통령을 생각하면서 입양아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고 그들이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갈 때 눈물을 흘리며 자아를 발견한 감격을 가지고 조국을 위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언제까지라도 이 일은 계속하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저는 이 일을 통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갖습니다. 저는 복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날 그렇게 고생하는 중에도 아들딸 삼남매 다 결혼하여 손 자녀 다섯을 보았으며 공부해라 소리 한 번도 안했지만 연세대학교 장학생으로, 또한 큰아들은 중앙대와 미국 MBA를 마치고 돌아와서 회사경영을 맡고 있으며 자녀 삼남매가 한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골촌놈, 나이 스무 살까지 눈 하나밖에 없는 장애자로 따돌림만 받으며 자라던 저 같은 사람에게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므로 복된 가정과 자녀와 물질과 명예의 축복을 풍성히 내려 주신 줄로 믿습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감히 감리교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이 될 것을 꿈이나 꿀 수 있었겠습니까. 전국장로회원이 13,000여명 됩니다. 지난번 연회연합회 수련회에서 축사를 하는데 연회연합회장이 소개하면서 “감리교 장로회 오야붕이십니다.”라고 소개를 해서 한바탕 웃은 적이 있습니다만, 감히 제가 '장로회수장', 그럴 자격이 있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 뜻이 계셔서 세워주신 줄로 믿습니다.

  장로회전국연합회는 지난 2년여 동안 법정시비의 극심한 갈등과 반목의 골이 깊을 대로 깊어져 있었습니다.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으로 감리교장로회 전국연합회장의 직무대행을 장로교장로에게 명하는 판결을 받는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지난 15회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지난 제15대 회장으로 취임할 때 전국에서 700여명의 장로님들이 축하의 자리를 꽉 메우며 참석하였고, 그 후 여름수련회 때는 2박3일 동안 2,500여 명의 장로님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와서 모처럼 뜨겁게 기도하는 수련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금년 여름수련회도 축제분위기 속에서 아마 3천여 명의 장로님들이 모여 한자리에서 뜨겁게 기도하는 영성수련의 장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이제는 “교회와 함께 든든히 서가는 장로회”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갈등을 해소하고 상처를 싸매며 화합하고 협력하는 장로회로 새롭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감리교회가 희망하는 평신도지도자”라는 주제로 제1차 평신도포럼을,“감리교회 선거문화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제2차 평신도포럼을 개최하는 등 두 번의 평신도포럼을 통하여 감리교회의 정체성 회복과 장로회의 자기자리 찾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로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 중에, 장로회전국연합회 『장로총감』을 제작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반년동안 전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물론 미주연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로가 있는 교회 담임목사님까지 모두 14,000여 명이 수록될 방대한 자료의 『장로총감』은 이제 제작마무리단계에 와 있습니다. 아마 이 장로총감이 완료되어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원들에게 배부되면 새로운 화합과 결속의 계기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사랑하시는 장로회미주연회연합회 임원여러분! 이사야서에 (55장 8∼9절)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다릅니다. 단순히 일본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신사유람단의 수행원으로 떠났던 이수정이 예수를 영접하고 그 속에 복음이 들어가니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 미국에 선교사유치운동을 펼침으로 한국기독교역사의 초석을 놓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기억해 봅니다. 또한 아시아를 바라보고 전도하던 바울에게 유럽으로 눈을 돌려 기독교문화가 유럽과 전 세계로 확장되도록 역사하시고 섭리하셨던 그 존귀하신 하나님을 기억해 봅니다.

  그리고 날 때부터 한 눈을 감고 태어나 열등감 속에 살 수 밖에 없었던 나를 가난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주님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불러 쓰시는 하나님을 생각해 봅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인간으로는 볼 수도 없고 생각지도 못하는 곳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련이 닥칠 때마다 우리는 나의 생각보다 더 넓고 깊고 높은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돌아보며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신 거룩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살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하고 배려하며 나아가 교회와 사회를 위하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 박 경 진 장로